김희애 아들·이세돌 딸도…"연 6000만원 제주국제학교 줄섰다"

입력 2021-12-28 09:26   수정 2021-12-28 10: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교육지로 더욱 각광받는 제주도의 변화에 외신도 주목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부모는 유학 대신 제주를 택했다"는 타이틀로 관광지에서 엘리트 교육 허브로 탈바꿈한 제주도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푸른 바다와 한라산, 귤나무 농장과 흑돼지로 유명했던 관광지에 현대식 국제학교들이 들어오면서 고급 호텔, 리조트, 개인 주택이 지어지고, 부동산 상승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것.

제주도에는 4개의 국제학교에서 4600여명이 재학 중이다. 또한 제주도는 서구권의 2개 학교와 개교와 관련해 예비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서울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있으면서 서울과는 다른 환경에서 교육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유명인들의 자녀도 많이 다니고 있다.

아래아한글을 개발한 한글과컴퓨터의 이찬진 전 대표와 배우 김희애 부부의 두 아들은 서울에서 사립초등학교 졸업 후 제주도의 국제학교에 진학했다. 두 사람은 제주도의 버버리힐스라 불리는 서귀포시 인덕면에 별장을 구입하며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아이들을 돌본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 이세돌 9단 역시 딸의 국제학교 진학으로 제주도에서 거주하고 있고, 가수 겸 보컬 트레이너 박선주는 JTBC '내가 키운다'에서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는 딸 에이미와 제주도에서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공개 중이다.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의장은 FT와 인터뷰에서 "제주도를 동북아 교육중심도시로 만들겠다"며 "우리는 홍콩, 싱가포르보다 아름다운 자연을 가졌고, 다른 지역보다 안전한 환경"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제주도에 위치한 국제학교 재학생 중 대다수는 한국인이지만 중국인이 약 10%, 일본, 몽골, 미국, 호주 및 유럽인은 5% 정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의 경우 코로나19로 제도가 일시 중단됐지만, 콘도나 리조트 시설 투자자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주의 특별 비자 시스템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등록금에 기숙사비를 포함하면 최대 5만 달러(약 5900만 원)에 달하지만, 학생들이 몰려 경쟁이 치열하다는 후문이다.

고(故) 최진실의 아들이자 래퍼로 데뷔한 지플랫(최환희)과 딸 최준희 양도 제주도의 국제학교에서 학교 생활을 했다. 2015년 방영된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진실이 엄마2, 환희와 준희는 사춘기'에서 지플랫은 "할머니가 엄청 힘들게 공부시켰다"며 "방학에도 놀지 못하고 맨날 책상에 앉아 공부했다"면서 국제학교 진학을 위해 노력했던 부분을 전했다.

졸업생의 90% 이상은 세계 100대 대학에 진학하고, 학생들은 학업 뿐 아니라 다이빙, 스노클링, 승마와 같은 특별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프로야구 선수에서 해설위원, 방송인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박용택도 딸을 제주도에 있는 국제학교에 진학시키면서 "수능 때문에 늘 공부만 하는 우리나라 수험생들이 안타까웠다"며 "국제학교는 스포츠 활동이나 공부 이외에 다양한 특별 활동 기회가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NLCS의 영국 교장인 라인 올드필드(Lynne Oldfield)는 FT에 "더 많은 부모가 자녀를 영국이나 미국 또는 다른 곳으로 보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며 "이곳에서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더 많은 유학생이 제주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중국의 사교육 규제 강화로 국제학교에 문의하는 학부모도 늘어났다.

국제학교가 늘면서 제주도 집값도 상승했다. 제주도 내 고급 빌라의 매매가는 30억 원에서 100억 원에 달하는데, 이는 강남의 고급 아파트를 뛰어넘는다. 제주도의 한 공인중개사는 FT에 "부동산 가격이 국제학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아파트 가격이 2년 사이에 70% 올랐다"고 전했다.

또한 "아파트와 타운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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